금융과 창작의 경계에서: 두 세계를 넘나든 리더의 목소리
- 7월 3일
- 6분 분량
최종 수정일: 8월 5일
Sonia J Arora
BNP Paribas, Standard Chartered, GE Money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20년 넘게 활약한 시니어 금융 전문가
비영리 단체 Joy Story Foundation 공동 설립자
옥스퍼드, 런던, 도쿄, 할리우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수상한 시나리오 작가
2024 Global Women of Influence 수상자 – 싱가포르 Global Influencers Publishing House 선정
어떤 이야기는 그냥 받아들이면 되지만, 어떤 이야기는 직접 써 내려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한 가지 역할만으로는 나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는 한 리더의 여정을 담았습니다.
회의실에서 전략을 고민하다가도 아이에게 잠자리 동화를 들려주고, 금융 리스크를 분석하면서도 스크린 속 이야기를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써 내려갑니다. Sonia J Arora는 이렇게 전혀 다른 두 세계를 오가며 그 사이에 자신만의 다리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논리로 일하고, 창작과 의미로 살아간다'는 것의 진짜 모습을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익숙함을 넘어서: 낯선 곳에서 다시 그려낸 나의 길
🎤 삶에서 예상치 못한 큰 깨달음을 준 사건이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저에게 가장 뜻밖의 스승은 바로 ‘불편한 상황’들이었습니다.
예상이 무너지고, 계획이 흐트러지며, 익숙한 환경에서 밀려났을 때, 저는 매번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회복력과 판단력을 꺼내 써야 했습니다.그런 순간들은 종종 혼란, 실패, 혹은 오해라는 모습으로 찾아왔지만, 돌이켜보면 저를 가장 강하게 성장시킨 결정적 계기들이었습니다.
특히 제 커리어에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안정된 환경과 역할을 스스로 내려놓고,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 나라와 조직으로 이동했던 순간이었습니다.언어, 문화, 업무 방식 모든 것이 낯설고 불확실한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곳에서 다시 적응했고, 배웠고, 결국 한층 더 단단해졌습니다.
성장은 절대 편안함 속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때로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선택할 수 있어야, 진짜 나다운 경로를 찾아갈 수 있다는 것 말이죠.
경계의 미로에서, 나를 선택하다
🎤 당신의 커리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환된 경험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었나요?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낯선 나라에서 어렵게 커리어를 다시 시작한 시기였습니다.이직한 회사는 이력상으로 훌륭했고, 저 역시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 내부의 갈등과 단절된 소통 구조, 그리고 제 가치가 존중받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점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참고 버티는 것’을 선택하기보다, 제가 믿는 것을 지키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정은 당시에는 많은 것을 내려놓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 삶의 방향을 다시 정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진짜 의미 있는 커리어란 나의 가치와 일치하는 선택을 해나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제 목소리로 제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 이러한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었을 때, 중심을 잡게 해준 내면의 원천은 무엇이었나요?
아이러니하게도, 모성이 제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당시 저는 한편으로는 긴장감 높은 직장 환경과 중대한 커리어 결정을 마주하고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엄마’라는 새로운 정체성과 감정의 전환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전 세대 여성들이 보여준 조용하고 단단한 회복력을 떠올리며 깊은 에너지를 얻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큰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이어간 할머니, 그리고 그런 할머니를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헌신했던 어머니.
겉으로는 상반된 길처럼 보였지만,그들의 삶은 각기 다른 방식의 강인함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그 선택들은 제게 성공을 향한 의지과 타인을 위한 헌신이 공존할 수 있다는 하나의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언가를 포기하기보다, 제 방식으로 경로를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습니다.
균형보다 중요한 존재의 감각
🎤 일과 가정이라는 두 역할을 오가며, 어떻게 자신다움을 지켜낼 수 있었나요?
일에서도, 엄마로서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았죠.
진정한 자신다움은 모든 것을 완벽히 해내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저는 더 이상 ‘균형’이라는 이상적인 상태를 쫓기보다, 매일의 리듬에 나를 조율하며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회의실 안에서도, 아이 곁에서도 ‘완벽함’보다 ‘존재’를 선택하며 내 중심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저의 태도는 일과 삶의 두 축 사이에서도 제가 누구인지 잊지 않도록, 제 안에 단단한 뿌리를 내려주었습니다.
고요 속에서 피어나는 창작의 힘
🎤 글쓰기와 같은 창의력이 필요한 활동에서, 상상력과 영감은 어디서 시작되나요?
자연과 고요함은 제 삶의 오랜 동반자였습니다. 사실 창작은 갑작스러운 번뜩임보다, 수많은 조용한 순간들이 쌓여 천천히 피어오른 결과였습니다.
어릴 적, 저는 언덕 위에 앉아 산을 바라보며 말없이 오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그 시간들이 제 안의 상상 세계를 조용히 키워주었죠. 나중에는 햇살이 드는 옥상 벤치가 바쁜 일상과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저만의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잠시 멈추면, 세상의 조용한 조각들이 이야기가 되어 다가왔습니다.빈 벤치가 장면이 되거나, 스쳐간 사람들이 캐릭터로 다가왔고, 멈춰 선 나무조차 오래된 시간을 간직한 듯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떠오른 장면들을 저는 블로그, 영화 리뷰, 짧은 에세이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점점 알게 되었어요. 고요한 순간이 바로 세상이 제게 말을 걸어오는 방식이란 것을요.
아마도 우리 모두는, 일상의 조용한 순간과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다만, 그것을 글로 남기기로 했을 뿐입니다.
두 세계 사이, 나만의 문을 열다
🎤 치열한 금융 커리어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지속해오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누구에게나 일상의 균형을 회복시켜 줄 출구가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일이나 가정처럼 하나의 영역에만 모든 기대와 의미를 걸게 되면,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죠.
저에게 저에게 그 출구가 바로 ‘창의성’이었습니다. 표현하고, 숨을 고르고,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시간.그 덕분에 저는 스스로를 하나의 역할로만 정의하지 않게 되었고,여러 원천에서 기쁨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내적 회복 탄력성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금융이라는 논리 중심의 세계에서 일하다 보면, 우리는 종종 ‘정답’ 안에 머물게 되지만, 창의성은 경계를 허물고 나를 더 확장된 가능성과 연결해줍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었어요.
물론, 일과 창작을 동시에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그만큼 삶에 더 많은 결을 더해주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창작은 저에게 현실을 견디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 자신과 다시 연결되는 방식이며, 삶의 의미를 더 넓게 바라보게 해주는 여정입니다.
논리와 직관 사이, 나만의 나침반을 세우다
🎤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감각적인 아이디어와 분석적인 판단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추시나요?
저는 의사결정을 할 때 항상 뇌의 양쪽, 논리와 직관 모두를 활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른쪽 뇌는 아이디어, 창의성, 그리고 예상 밖의 연결을 이끌어내고, 왼쪽 뇌는 그것을 구조화하고, 집중하며, 실행 가능한 단계로 전환시켜줍니다.
논리적 사고는 리스크 분석과 계획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직관은 숫자 너머에 있는 흐름, 감정, 그리고 미묘한 신호들을 감지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하나를 고르기보다는, 두 가지 사고방식 모두에 귀를 기울이는 결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러한 균형은 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때, 전략 수립이든, 비영리 프로젝트 리딩이든, 창작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일이든 더 큰 확신과 명료함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그리고 이 덕분에 저는 회의실 안에서도, 창작의 자리에서도 명확함과 효과성, 두 가지를 모두 놓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에서 세계로: 나눔이 이끄는 영향력
🎤 Joy Story Foundation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는 오랫동안 아이들의 교육에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NGO를 방문하고 직접 후원도 해보았지만, 실제로는 교사 지원이나 아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보다는 행정이나 운영비에 쓰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후원이, 정작 그 변화와는 멀어지는 것을 보며 고민이 깊어졌죠. 그러던 중, 저희 공동 설립자가 인프라나 직원고용 등 운영비가 전혀 없는 100% 프로젝트에만 집중되는 ‘집단 기부’ 모델을 제안했고, 그 단순하면서도 분명한 철학은 제 마음에 깊이 와닿았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Joy Story Foundation은 지금까지도 커뮤니티 주도의 교육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몇 년간 수백만 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시켜 왔습니다.
저희는 지금도 그 확장성과 영향력을 넓혀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당신에게 진정한 ‘영향력’이란 무엇인가요?
이제는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이끄는 힘보다는,누군가의 생각이나 선택, 마음속에 작지만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진정한 영향력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설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돌을 움직일 수 있지만, 함께라면 산도 옮길 수 있으니까요.
영향력이 더 멀리 닿기 위해서는 의도와 용기를 담아 나누고,그 울림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플랫폼과 매체를 통해 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소중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영화, 이야기, 책, 혹은 자선 활동처럼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제 영향력을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바라는 영향력은 단지 들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출발점 너머 어딘가에 깊이 울려 퍼지는 울림이 되는 것입니다.
고요한 리더십의 시작점에서
🎤 당신의 리더십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길 바라시나요?
저는 지금, 고요하게 이어져온 유산에 제 목소리를 더하는 일을 시작하고 있습니다.그 유산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라, 묵묵히 견디며 살아낸 이들의 고요한 힘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며 저는 제 앞 세대 여성들을 떠올렸습니다.소리 없이 견디고, 내어주며, 삶을 이어간 그들의 흔적은 제게 리더십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영향력이란 소리보다 깊은 울림에 가깝다고 믿습니다. 그 울림이 지속가능한 리더십으로 이어지고,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기억하게 하며,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나누는 것. 그것이 제가 지향하는 삶의 방향이자 리더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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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 시리즈는 Global Influencers Publishing House에서 출간된 『Shaken, Stirred, But Not Deterred Vol. 3 — a celebration of the human spirit』의 공동 저자들이 전하는,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는 리더십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 속에서, 진짜 리더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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