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 독립이 이끄는 정체성, 그리고 리더십의 언어
- 10월 10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10월 10일

Noura Zein
Worley 파이낸스 매니저
『Shaken Stirred But Not Deterred Vol. 3: Celebrating the Power of Human Spirit』 공동저자
Global Women of Influence Awards Hall of Fame 2025 (싱가포르) 수상
Noura는 20여 년간 재무 기획·분석·비즈니스 전략을 이끌어 온 전략 금융 리더이자 저자, 연사다. Ford·Menzies Aviation·Worley 등에서 변화를 설계했고, 숫자를 조직의 언어로 번역해 실행으로 연결해 왔다. 공인 코치이자 NLP 전문가로서 ‘사람 중심’ 리더십을 실천하며, Women of Worley UAE 회장으로 포용적 성장을 이끈다. 업무 밖에서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 깊은 수압을 버티며 시야를 넓혀 가는 그 시간은, 그녀가 일과 삶에서 지향하는 태도, 즉 차분한 집중, 탐구의 용기, 본질을 향한 호흡과 닮아 있다.
헤드셋을 고쳐 쓰던 그 순간, 나는 첫 팟캐스트 녹음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장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Shaken, Stirred, But Not Deterred Vol. 3』 중에서
그 첫 녹음은 단순한 이정표가 아니라, 숫자를 넘어선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그날 이후 그녀는 재무 전문가를 넘어, 자신의 이야기로 타인에게 용기를 건네는 가이드임을 깨달았다.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를 택하고, 변화 앞에서 마음을 여는 일. 이번 인터뷰는 그녀의 회복력·재정적 독립·진정성이 따뜻한 리더십으로 응축되는 과정을 또렷하게 드러내 준다.

흔들림의 순간, 나를 다시 세운 힘
Q. 커리어와 삶이 동시에 흔들리던 순간, 당신을 앞으로 움직인 한 가지는 무엇이었나요?
2020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해였습니다. 팬데믹 속에서 갑작스럽게 직장을 잃었고, 8년간 이어온 관계도 끝이 났습니다. 마치 발밑의 땅이 꺼진 듯했죠. 커리어도, 관계도, 정체성도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깊은 상실 속에서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이 모든 역할이 사라진다면,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
그 질문은 저를 ‘멈춤’으로 이끌었고, 그 상황들을 ‘수용’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습니다. 회복탄력성은 고통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요. 치유의 과정을 통해 오래된 자기 의심의 매듭을 풀었고, 분명한 경계를 세우며 제 가치를 다시 세웠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진정한 강함은 흔들림 없는 완벽함이 아니라, 취약함 속에서 자신을 다시 정의하려는 용기,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Q. 기대와 규범의 무게 앞에서, ‘나’를 다시 세운 결정은 무엇이었나요?
오랫동안 저는 문화적·가족적 기대 속에서 자라난 자기의심(self-doubt)과 싸워야 했습니다. 아홉 살 때 제 의지와 무관하게 히잡을 착용해야 했고, 그 순간 제 목소리와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할 힘이 사라진 듯했습니다. 수년 뒤 히잡을 벗기로 한 선택은 외모의 변화만이 아닌, 제 자신을 되찾는 진정한 행동이었고, 오롯이 제 선택으로 세운 경계의 선언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한 가지 큰 교훈을 알려주었습니다. 경계를 세우는 일은, 이기심이 아닌 자기 존중의 시작이라는 것을 말이죠. 나의 가치와 한계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두려움과 의심은 서서히 힘을 잃고 사그러들었습니다.
내 시간을 지키는 태도, 신뢰로 건네는 위임, 죄책감 없는 “아니요”. 이 작은 순간마다 경계는 선명해지고 진정성은 단단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할 때, 내 방식으로 일하고 살아갈 여유와 균형이 생긴다는 것을 저는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Q. 삶에서 불확실함과 마주했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때 계속 나아갈 힘은 어디에서 왔나요?
홀로 두바이로 이주한 경험은 제 커리어의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가족도 안전망도 없는 낯선 곳에서 일자리를 잃고, 네트워크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야 했죠.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제 안의 회복력과 손에 쥔 자원을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그 시간은 ‘결핍’과 ‘도전’을 바라보는 관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저는 그것들을 장애물이 아니라 창의성과 회복력을 깨우는 불씨로 보게 되었고, 그 경험은 세 가지 원칙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첫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것.
둘째, 주어진 기회를 끝까지 활용할 것.
셋째, 장애물을 디딤돌로 바꾸는 태도를 잃지 않을 것.
이 원칙들로 인해 여러 번의 좌절 속에서도 오히려 다시 적응하고, 새롭게 사고하며, 더 명확하고 단단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정체성을 세우는 힘, 재정적 독립으로부터
Q. 재정적 독립을 다시 되찾기로 결심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 삶을 결정적으로 바꾼 장면 중 하나는 앞서 말한 히잡을 벗기로 한 선택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재정과 무관해 보이지만, 제게 그것은 오랜 기대의 틀에서 벗어나 정체성을 되찾은 선언이었습니다.
“이 선택은 내 것이다.”
그 한 문장이 제 안의 용기를 깨웠고, 저는 재정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상황이나 타인의 판단이 제 삶의 방향을 규정하지 못하도록요.
물론 전환점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첫 월급, 다른 이에게는 빚을 모두 갚는 일, 혹은 가치와 맞지 않는 관계나 직장을 떠나는 결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하나라고 믿습니다. 더 이상 나를 대변하지 않는 것을 알아차리고, 다른 길을 택할 용기를 내는 것.
그것이 재정적 독립이든 감정적 자유이든, 진정한 자유의 출발점은 언제나 ‘나의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Q. 개인이 재정적 독립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요?
재정적 어려움은 단지 잘못된 선택의 결과만이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구조가 작동합니다. 저 역시 어린 시절 이를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레바논의 비교적 풍요로운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내전은 단숨에 모든 안정을 무너뜨렸습니다. 그 이후 돈은 무엇을 공부할지, 어떤 기회를 붙잡을지, 어떤 꿈을 내려놓을지까지, 제 삶의 거의 모든 결정을 좌우했습니다.
저의 첫 꿈은 영양학자였습니다. 그러나 재정적 제약과 현실을 고려해 결국 금융을 선택했습니다. 커리어로서는 현명한 결정이었지만, 동시에 여성의 꿈이 필요와 문화적 기대에 의해 얼마나 쉽게 재편되는지를 깨닫게 해준 상징적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간과되는 장애물 중 하나는 ‘조용한 재정 의존의 덫’입니다. 이는 문화적 규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정상화되거나, 관계 안에서 재정적 통제·경제적 학대로 강화되기도 합니다.
금융 문해력(financial literacy)과 보이는 롤모델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많은 여성이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정체성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재정 웰니스’를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권한 회복’의 문제로 봅니다.
자신의 가치와 존엄을 되찾는 힘,
나를 축소시키는 관계와 상황에서 벗어날 용기,
스스로 정의한 방식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회복력
이 세 가지가 제가 말하는 재정 웰니스의 핵심입니다.
Q. 리더에게도 재정적 독립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에게 재정적 독립은 인생 여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 중 하나였습니다. 그 경험은 제게 회복탄력성을 길러주었고, 사고의 명료함을 만들어 주었으며, 위험하게만 보이는 상황에서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자신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재정의 주도권을 가진다는 것은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두려움이나 타협이 아닌 ‘힘의 자리’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합니다.
오늘날 재정 문해력은 개인에게만 유용한 지식이 아니라, 영향력을 가진 모든 리더에게 필수적인 역량입니다. 이는 불확실한 상황을 헤쳐 나갈 도구를 제공하고, 대담하지만 신중한 결정을 내리게 하며, 지속적인 영향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줍니다.
결국 재정 독립의 핵심은 자원의 관리가 아니라 ‘마음의 주도권’에 있습니다. 이 주도권은 리더로 하여금 명료함과 풍요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자신은 물론 자신의 리더십을 따르는 사람들까지 함께 성장하도록 이끕니다.

데이터에서 서사로, 리더십의 전환점
Q. 당신의 리더십에 스토리텔링이 스며든 순간은 언제였나요?
저에게 스토리텔링의 힘이 실감된 순간은 첫 팟캐스트를 녹음하던 날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재무 분야에서 숫자와 성과에 집중해 온 제게, 마이크 앞에 앉는 경험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왔죠. 그날의 주제는 재무제표가 아니라, 숫자 너머 ‘사람의 삶’과 연결되는 이야기였습니다.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나의 여정과 그 안의 어려움, 배움, 회복의 과정을 나누는 일이 누군가에게 실제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진심 어린 나눔은 숫자를 이야기로, 전문성을 공감으로 바꿉니다. 이런 이야기는 리더십을 더 사람답게 만들고,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회복력을 타인이 구체적으로 느끼게 해 줍니다. 무엇보다 “이 어려움은 끝이 아니라 성장의 한 장면”이라는 믿음을 심어 줍니다.
결국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화자 중심이 아니라, 청중을 이야기 속으로 초대하는 데 있습니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는
신뢰를 쌓고,
용기를 북돋우며,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공동의 확신을 만듭니다.
그리고 저는 매번 이러한 효과를 확인해 왔습니다.

Q. 팟캐스트 이후, 당신의 리더십을 한 단계 성장시킨 스토리텔링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팟캐스트를 넘어, 글쓰기·멘토링·코칭은 제가 리더로 성장하는 데 가장 강력한 스토리텔링의 도구였습니다.
글쓰기는 삶의 도전 속에서 얻은 통찰과 배움을 기록하며 생각을 구조화하게 했고,
멘토링과 코칭은 그 배움을 더 깊고 개인적인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연설은 그 여정을 완성합니다. 개인의 성찰을 집단의 영감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들을 통해 리더십은 지시가 아니라 ‘주도성을 일깨우는 일’이라는 것을 명확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무대 위에서든, 1:1 대화 속에서든, 한 편의 글을 통해서든 스토리텔링은 타인이 자신의 여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습니다.지속 가능한 영향력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됩니다.

상실에서 새로움으로, 숫자에서 이야기로.그녀의 여정은 지속 가능한 리더십의 토대가 결국 ‘진정성’과 ‘용기’임을 또렷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의 진솔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제 당신은 어떤 한 걸음의 용기를 내딛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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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 시리즈는 Global Influencers Publishing House에서 출간된 『Shaken, Stirred, But Not Deterred Vol. 3 — a celebration of the human spirit』의 공동 저자들이 전하는,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는 리더십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 속에서, 진짜 리더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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