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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짐은 끝이 아닌, 전환의 시작: 회복을 지나 더 깊은 리더십으로

  • 8월 5일
  • 5분 분량

최종 수정일: 8월 7일

Dina Faidi

Dina Faidi 박사


리더십 성장 자문가 · 학습 전략가

Creativity & Beyond 컨설팅 그룹(UAE) 창립자


카파도키아에 해가 떠오를 무렵, 수많은 열기구 사이로 황금빛 햇살이 퍼지던 고요한 순간,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는 살아 있어. 그리고 삶은 이미 보이지 않는 축복들로 가득해.”


그러나 그 벅찬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갑작스러운 낙마 사고로 척추에 부상을 입었고,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했습니다.


두 달 뒤, 여전히 통증이 남아 있었지만 그녀는 졸업식 무대 위를 걸었습니다.그저 학위를 위한 걸음이 아니었습니다.딸을 위해,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아무도 몰랐던 자신과의 싸움의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몸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다시 일어서기로 결심했습니다.그리고 그 선택이야말로, 그녀를 진정으로 ‘일어서게’ 만든 힘이었습니다.


리더십은 성공 속에서만 자라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힘든 순간, 다시 일어서기로 마음먹는 그때, 바로 그 선택의 순간에 진짜 리더십이 시작됩니다.


Dina Faidi
왼쪽: 사고 두 달 후, 딸과 함께한 박사과정 졸업식에서 (2021년 12월), 오른쪽: 낙마 사고 직후의 순간 (2021년 10월)
성공의 끝에서 마주한 질문들

Q. 큰 성취 후, 예상치 못한 공허함을 느낀 적이 있나요?

박사 학위를 마쳤을 때가 바로 그 순간이었죠. 수년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만큼, 당연히 성취감이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박수가 끝나고 찾아온 건 고요한 공허함이었습니다.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막막함이 밀려왔죠.


지금 이러한 공허함 속에 있는 리더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그 공허함을 실패로 오해하지 마세요. 그건 오히려 잠시 멈추고, 자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는 흔히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리며,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하려 합니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되곤 합니다.


“이 여정이 내 안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까?” 

“이번 일로 나는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성공의 본질은 결승선에 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가치는 타이틀이나 결과가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목적 있게 성장시킬 수 있는 힘에서 드러납니다.


성공의 이정표는 기억될 수 있지만, 당신이 누구인지까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성찰과 실행, 리더십을 이루는 두 개의 심장

Q. 리더의 자리에 있었을 때, 성찰과 실행의 균형은 어떻게 조율하셨나요?

리더십은 멈춰야 할 때와 나아가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는 감각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어떤 시기에는 조용히 멈춰 내면을 깊이 들여다봐야 했고, 또 어떤 순간에는 불확실하더라도 과감히 움직여야 했습니다. 이 두 흐름 사이를 오가는 리듬이 리더십의 핵심이었습니다.


성찰은 방향을 정비하고 중심을 다시 세우는 시간입니다. 가치와 신념을 되짚고, 내면의 신호에 귀를 기울이게 하죠. 하지만 머무르기만 해선 리더십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도, 확신을 가지고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리더십은 살아납니다.


문제는 이 둘 사이의 균형입니다. 성찰이 지나치면 결정이 늦어지고, 실행이 앞서면 본질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찰과 실행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라, 리더십을 완성하는 두 축이라 늘 강조합니다.


완벽한 답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실행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방향이 더 뚜렷해지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2019년 두바이 정부 관계자 대상 디자인 씽킹 프로그램
2019년 두바이 정부 관계자 대상 디자인 씽킹 프로그램
무너진 후 만난 진짜 나의 모습

Q. 개인적인 시련이 리더십에 어떤 인식을 주었나요?

시련은 성공이 결코 줄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깨어나게 합니다. 제가 낙마로 척추를 다쳤을 때, 움직일 수도, 앉을 수도 없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 고요함 속에서, 역할도 타이틀도 사라진 뒤에 남은 ‘진짜 나’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시련 속에 우리는 한계와 두려움, 통제욕구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회복력, 겸손, 명료함이 드러납니다. 


그 추락을 통해 겪었던 고통의 시간은 제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저는 더 이상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진정성, 공감, 그리고 우아함으로 리드하고 싶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시련은 ‘리더십을 연기하던 자리’에서 벗어나, 진짜 리더십을 내면화할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성장은 실수를 피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넘어진 뒤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으로 변화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존재로 이끄는 리더십의 전환

Q. 위기의 순간, 방향을 잃은 리더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위기의  순간을 전환점으로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더 깊고 본질적인 무언가가 시작될 수 있는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한 여성 리더는 갑작스러운 조직 개편으로 임원직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처음엔 정체성을 잃은 듯 혼란스러워했고, 직함이 사라진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오히려 자신만의 기준으로 성공을 다시 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역할을 넘어선 내면의 목소리를 회복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들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화는 그녀가 다시 자신을 펼쳐나가는 여정의 시작이었습니다.


때론 멈춤이나 전환이야말로, 진짜 리더십이 피어나는 자리가 됩니다.


Q. 위기 이후, 당신의 리더십은 무엇을 기준으로 달라졌나요?

몸과 마음, 영혼이 무너졌던 시기를 지나며, 저는 리더십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성과 중심의 삶이 아니라 존재 중심의 삶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뿐 아니라, 공간의 에너지와 내면의 목소리에도 더 귀 기울이게 되었죠.


모든 해답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았습니다. 대신 호기심과 겸손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함’의 의미도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더 이상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라, 경계를 존중하고 도움을 요청하며 회복의 여지를 만드는 힘이라 믿게 되었죠.


이런 전환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회복이 아닙니다.더 깊고 본질적인 방향으로 확장되는 과정이었고, 제 리더십 역시 그렇게 달라졌습니다.


성과보다 존재, 통제보다 연결, 억지로 밀기보다 내면의 흐름을 따르는 리더십으로요.


Dina Faidi
2018년, 아부다비 정부의 새로운 이니셔티브 ‘Life in Abu Dhabi’ 프로젝트 컨설턴트로 참여
느리게, 더 깊게 — 회복이 남긴 리더십의 속도

Q. 회복 이후, 자신에게서 새롭게 발견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회복의 여정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느리지만 의식적인 삶을 살아갈 내면의 힘이 이미 내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늘 바쁘게 움직였고, 기회가 보이면 일단 “예스”라고 말하는 사람이었습니다.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진짜 강함은 더 많이 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멈춰야 할 때를 아는 데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복귀 후,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역량에는 잘 맞았지만, 당시 제 에너지 상태와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아니오”라고 말했습니다.


그건 두려움에서 나온 거절이 아니었습니다. 깊은 자기 존중에서 비롯된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 속도를 늦추는 건 후퇴가 아니라,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전략입니다.”

Q. 위기의 경험이 멘토링 방식에도 영향이 있었나요?

예전에는 목표 달성과 성과, 영향력 창출에 초점을 두고 멘토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가 자신의 몸과 내면의 지혜, 그리고 한계의 신호에 귀 기울이도록 돕는 일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 번은 번아웃 속 무기력에 빠진 젊은 리더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저는 그를 다그치지 않았고, 생각과 행동의 속도를 천천히 줄이도록 이끌었습니다. 그의 반복되는 패턴을 함께 들여다보며, 성과가 아닌 존재 자체의 가치를 다시 정의해 나갔습니다.


몇 달 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야 제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 말은 그에게도, 저에게도 전환점이었습니다. 이제 저는 누군가를 고치거나 이끌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생각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진짜 변화는 스스로 일어나는 것을 여러번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카타르 정부 고위 리더 양성을 위한 연간 프로그램 현장에서
2024년, 카타르 정부 고위 리더 양성을 위한 연간 프로그램 현장에서
성공의 정의가 바뀌는 순간

Q. 회복의 여정을 거치며, 성공에 대한 정의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이전에는 학위, 직함, 외적 성취를 성공이라 여겼습니다.하지만 이제는, 그것들이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짜 성공은 삶의 방향, 신념, 리더십 방식이 조화를 이루는 상태입니다.그 안에서 명료함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가치를 지키며, 진실하게 리드하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리더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속도를 성과로 착각하지 마세요. 성과는 주목을 끌 수 있지만, 조화는 우리를 중심에 머물게 해줍니다.


성공은 반드시 크거나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얼마나 진심으로 리드하는가, 당신이 지키는 공간에 어떤 울림이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겉보다는 진심, 박수보다는 방향. 결국 남는 건, 무엇을 이뤘는가보다 어떻게 살아냈고, 어떻게 리드했는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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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 시리즈는 Global Influencers Publishing House에서 출간된 Shaken, Stirred, But Not Deterred Vol. 3 — a celebration of the human spirit의 공동 저자들이 전하는, 흔들리면서도 멈추지 않는 리더십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로 전하는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 속에서, 진짜 리더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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